강산이 댓번 변하는 세월을 살다보면 남의 눈치도 적당히 봐지고
뻔뻔해지는 무대뽀 정신으로 내 집에선 내가 왕이고 해 먹는것도 내 맘대로 입니다.
남들이 해 먹는 음식들을 살짝 바꿔서 내 식으로 해 먹는게 발달하게 되는데
오늘 내 맘대로 바꿔치기한 요리하나 선 보입니다.
주로 피래미나 빙어로 만드는 도리뱅뱅이를 응용했는데
생멸치로 만들었다고 누가 잡으러 오진 않겠지요.
제주 오바멜을 받아서 두 번이나 해 먹은 생 멸치 도리뱅뱅이 입니다.
멸치에 튀김가루를 묻혀서 기름 넉넉히 두른 팬에서 바삭하게 튀기듯이 굽습니다.
양념 별거없습니다.
간장,고추장,고춧가루,매실청,다진 마늘,생강,후추, 꿀조금 넣고 만들어
멸치에 뿌려 자글자글 익히면 끝입니다.
첫번째 해 먹을때는 양념이 적었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담백한데 짭쪼름한 고추장 양념으로 조린 달큼한 멸치가
과자도 아니고 밥과 술을 부르는 반찬이라
캬! 하는 소리가 문밖으로 새어 나갑니다.
어릴적 요맘때 보리타작 할 무렵 생멸치를 잘박하게 조려서
어른도 아이도 한볼때기씩 상추쌈을 싸 먹던 잊을수 없는 멸치 조림입니다.
양파와 마늘쫑을 밑에 깔고 생멸치를 얹어
간장,고추장,된장, 다진 마늘,생강,매실청 조금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끼얹고
잘박하게 조려 매운고추와 산초가루를 뿌려 냅니다.
상추에 밥 한술과 조린 멸치를 얹고 쌈을 싸면 구수한 감칠맛이 입맛을 살려
밥 한공기를 게 눈감추듯 먹는데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게 하는 맛입니다.
주의사항!!
생멸치조림을 먹고 나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데
언제나 꼭 입천장을 데이게 되니 맛있다고 성급하게 먹지말고
살살 식혀서 먹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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