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봄이 오기도전부터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는 생 멸치회 무침을
올해도 몇번 해 먹어서 갈증은 시원하게 풀었어요.
펄떡거리며 튀어오를것 같이 싱싱하고 살도 두툼한 제주오바멜을
맛보고 싶은 욕구에 주문하고 무작정 기다렸더니 비행기를 타고 드디어 도착 하였어요.
지기님께서 싱싱함과 맛을 자신있게 추천하시고 자랑하셔서
포기하지 않고 한달 가까이 기다렸는데
병원 예약도 아니고 먹거리에 오랜 시간 기다리기는 첨입니다.ㅎ
이상 저온과 기상과 풍랑으로 지기님 한숨짓게 하고
어렵사리 잡아 온 멜을 보내놓고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혹시 상할까봐
발 동동 구르게 한 귀한 멜을 기대반,염려반으로 조심스레 개봉합니다.

짜 잔!!
동네시장보다 더 싱싱하여 충분히 자랑할만한 자격이 넘치는 멜의 몸매가 어여쁩니다.
멸치회무침을 좋아하는 분을 위해 열심히 손질했어요.

굵은 대멸은 구이용으로 골라내는데 고등어 새끼처럼 굵은 애들도 있어 오집니다.ㅎ

회무침과 찌개, 조림으로 반찬할 애들은 비늘을 훑어 내고 대가리를 떼었어요.

손질하기전에 두번 씻었더니 배가 터진 애들과 반찬용으로 떼낸 대가리를
모와서 젓갈을 담습니다.

회무침 준비할 동안 몇마리 구웠어요. 싱싱하고 굵은 멜 사기가 쉽지 않거든요.
밀가루 발라서 기름 두른 팬에 구워 소주 일병하고 오늘도 수고하신 분앞에 대령했더니
꼬시다란 말을 두어번 하며 바삭하고 담백한 멸치구이를 즐깁니다.

멜이 싱싱하면 살이 단단하여 잘 뽑아지지 않아 시간이 걸리는데
두번 회무침 할려고 좀 많이 손질했어요.
얼마전에 동네 시장에서 사 온 멜은 붉은기가 돌았는데 워낙 싱싱하여
살이 투명할 정도입니다.

막걸리에 헹궈서 냉동실에 넣고 채소 준비를 합니다.

마침 멸치회무침과 찰떡 궁합인 미나리가 있어 넣고 양파,매운고추,잔파를 넣고 무칩니다.

땟갈도 맛도 선도도 쥑입니다.!
주로 멸치와 채소를 반정도씩 넣는데 이날은 멸치를 채소보다 더~~많이 넣었어요.
다른반찬 필요없이 밥 한공기와 상추만 준비하여 상추쌈에 싸서 먹다
마지막에 밥 넣고 비벼 먹는데 당연히 소주 한병은 부족합니다.

엊저녁에 추어탕처럼 끓인 멜 시래깃국입니다.
센 가시가 부담스러워 살만 발라 넣고 들깨가루와 산초가루,방아잎을 넣었는데
밥 한숟갈만 넣고 말아 먹을려고 했는데 한숟갈 맛보고는 그만 두 숟갈 말았어요.

아침에 찍은 젓갈 담은 멜입니다.
잘 숙성되어 가을에 찐 깻잎이나 호박잎, 솎음배추에 쌈 싸먹고
올해 맛있는 김장도 담을랍니다.
혼자서 바쁘게 손질했던 제주 오바멜이였습니다.